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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전환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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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21 06:00:00 수정 : 2020-12-20 21: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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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커뮤니티·인터넷 포털 등에
‘도가 학생 강제로 내쫓았다’ 영상
커뮤니티 계정 구매 의혹도 나와
경기도 “작성자 학생 아닌 외부인
학교와 협의… 강제 퇴소는 거짓”
李 지사, 여론 조작 법적대응 밝혀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대 기숙사 앞에 입소자의 쾌유를 기원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경기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경기대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한 것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부 악의적인 정치세력이 불법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를 통해 여론을 조작했다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경기대 학생이나 관계자가 아닌 외부인이 부정적 여론을 확산했다는 주장이다. 

 

◆ 이재명 지사 “불순세력이 유포…엄중한 책임 따를 것”

 

이 지사는 “경기대 기숙사 동원명령에 대해 국민의힘과 일부 불순세력의 가짜뉴스 유포와 방역 방해가 도를 넘고 있다”며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선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되새겨 달라”고 썼다. 

 

같은 날 경기도도 △경기대 커뮤니티 계정을 외부인이 구매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의혹(방역방해) △긴급동원조치를 보도한 기사에 불법 매크로로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정황(업무방해)에 대해 조만간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공개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대학교 경기드림타워를 방문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경기대 기숙사가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결정되면서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익명 게시판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도가 학생들을 강제로 내쫓았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이 게시되거나 이 지사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잇따랐다.

 

에브리타임은 전국 400여개 대학, 455만명의 대학생이 사용하는 국내 최대 대학교 커뮤니티다. 특정 대학 소속임을 인증해야만 이용할 수 있지만 “지금 계정 사서 들어온 사람 많다”는 의혹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도 관계자는 “해당 대학 커뮤니티의 경우 같은 내용의 게시글과 댓글이 대량으로 반복해 올라왔는데 작성 주체를 학생이 아닌 외부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 등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경기대 커뮤니티 계정을 비싼 가격에 구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생활치료센터로 전환된 경기대 기숙사 안에서 지원단이 바쁘게 업무를 보고 있다.

◆ 여론, 이례적 민간시설 동원명령에 반감…이 지사 “사려 깊게 다가가지 못했다” 사과

 

지난 12일 경기도는 코로나19 병상 부족 사태와 관련해 민간시설에 대한 긴급동원 조치에 착수하면서 첫 대상으로 경기대 기숙사(경기드림타워)를 선정한 바 있다. 경기대 측도 14일 오전 전체 회의를 거쳐 기숙사 사용을 위한 협조공문에 동의했다. 총학생회 역시 “기숙사를 국민을 위해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승낙 의사를 밝혔고, 해당 기숙사는 15일부터 생활치료센터로 사용 중이다.

 

도는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학교와 학생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등 협의 절차를 이행했기에 “학생들을 일방적으로 내쫓았다”는 식의 주장은 허위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간시설에 대한 동원명령이 이례적인 데다 갑작스러운 퇴소 명령이 반감을 샀다는 해석도 나온다. 공익적인 목적이라도 사유 재산을 ‘명령’의 형태로 수용하는 것은 자본주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아울러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연수원이 아닌 교육시설을 대상으로 삼은 것도 비판의 목소리를 불러왔다.  

 

결국 이 지사는 여론을 의식해 지난 14일 경기대 기숙사를 찾아 기숙사 거주 학생들과 대화했다. 이어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경기도가 마련한 경기대 기숙사 임시숙소에서 마지막 남은 10명의 학생이 퇴실했다. 계절학기 등으로 남아야 하는 학생들은 대체숙소에서 계속 생활하고, 기숙사는 생활치료센터 병상으로 사용된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또 “여러분에게 충분히 사려깊게 다가가지 못했다”며 거듭 사과했다. 

 

◆ 경기대 기숙사 최대 2000명까지 수용…도내 생활치료센터 가동률 50%대로 낮춰

 

경기대 기숙사는 1000실(2인1실) 규모로 도는 이 중 500실(1000병상)을 먼저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고, 이후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2개 동(3410㎡ 규모)을 모두 활용할 경우, 20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이 전담 운영하며 행정총괄, 의료·심리, 구조·구급 3개 팀을 구성해 100여명이 근무 중이다.

 

경기도는 앞서 이천과 고양, 용인 등에도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했지만 이곳을 모두 합해도 수용 인원은 1300여명에 불과했다. 

 

한편 경기도에선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49명,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대기자는 각각 195명, 125명이다. 사망자도 8명 늘어 도내 하루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병상가동률은 85%가 넘는 가운데 경기대 기숙사가 확보되면서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7곳의 가동률은 50.4%로 유지되고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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