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비서실장 “러 해킹에 재정적 불이익·보복해킹으로 대응”

러시아 두둔한 트럼프 비판
美 정치권도 강경대응 주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정부 해킹 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러시아를 두둔하는 것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이 비판과 함께 대러 제재를 포함한 반격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론 클레인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20일 CBS 인터뷰에서 러시아 해커들의 미 정부 전산망 침투 의혹 사건과 관련 “이번 공격의 목적과 성격, 범위에 대해 여전히 풀리지 않은 많은 의문이 있다”면서도 “이런 공격들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취할 조치들을 아주 명확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응조치에 대해 “그것은 단순한 제재들만이 아닐 것”이라며 “이런 종류의 공격에 가담하는 외국 행위자들의 능력을 저하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와 일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차기 행정부는 러시아 인프라에 대한 재정적 불이익 및 보복 해킹 등을 대응 조치로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공격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상당한 대가를 부과하겠다”며 “적들은 내가 대통령으로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보복 조치를 경고한 바 있다. 클레인 비서실장 지명자는 또 “이 공격 배후가 누군지에 대해 백악관과 정보기관은 명확하고 분명하게 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들은 것은 이와 정반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러시아 책임론 언급 직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를 두둔한 내용을 비판한 것이다.

미 정치권도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두둔을 비난하면서 대러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관한 한 맹점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고 “러시아에 대해 미국의 피해와 같은 규모나 그 이상으로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ABC 인터뷰에서 “이런 행동(해킹)을 한다면 반격할 것이라는 걸 미국이 적들에게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회의에서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계엄령 관련 논의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특히 플린 전 안보보좌관 발언을 비판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워싱턴에서 가장 멍청이다. 나는 볼턴의 멍청한 이야기를 많이 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