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리역 영업종료 - 그 하루의 기록
stocking
0
28
2022.02.17 21:15
시작하기에 앞서제천기관차사무소 이병식 기관사님, 김병국 부기관사님제천열차사무소 오석주 차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9월 21일.이번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일념하에 구절리로 찾아가기로 했습니다1번타자는 첫차. 아우라지 역을 테마로 해서 찍기로 하고 4시간동안 노숙을 했습니다.첫차라 무려 10분이나 일찍 아우라지 역에 들어옵니다.이미 정선에서 많은 손님이 내렸기에 차안은 썰렁하기까지 합니다.오늘이면 더이상 북쪽으로 갈 수 없는 꼬마열차이지요.마지막 날의 시작을 알리듯이 2193열차는 구절리를 향해 질주합니다.오늘이 지나면 더이상 건널수 없는 차단기를 지나 남은 7km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내일부터는 이곳이 종착역이 되겠지요.저의 애마 프라이드를 이끌고 잽싸게 따라갔습니다.이미 기관차를 돌려 붙여놓은 상황이었습니다.아메리칸 스따일의 저 코는 오늘이 지나면 더이상 이곳에서 볼 수 없겠지요...사라진다는 것은 잔인한 것일까요?구절리역.60년대 탄광촌의 인부와 석탄을 실어나르기 위해 부설된 단선철도. 그 종착역입니다.증산기점 45.8km 그곳에 구절리역이 있습니다.구절리발 첫차로써 임무를 다하기 위해 달달거리면서 잠깐의 휴식시간을 갖고 있습니다.시간이 흐르면 사진만 남기에전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오른쪽이 접니다. 왼쪽은 triple7)모자를 차에 두고 내려서 머리모양이 바보스럽습니다 ^^정말 오늘로 영업이 끝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출발 5분전. 이 열차에 타고 계신 승무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손님없는 쓸쓸한 구절리역을 잠시나마 열차가 지키고 있습니다.비가 온 직후라 흙탕물이 가득합니다.아우라지-구절리간 가장 긴 철교를 안개를 가르며 열나게 달려가고 있습니다.내일부터는 더이상 126톤의 기관차와 1칸짜리 객차는 올 수 없겠지요.중간의 짧은 휴식. 그리고 기상후 전 이곳에서 캠코더와 카메라를 손에 쥐었습니다.차단기가 땡땡거릴때까지 팽팽한 긴장감속에서 소변도 못보고...^^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옵니다. 내일부터는 절대 울리지 않을 차단기 앞으로 자석도색기관차를 매달고 온 꼬마열차가 옵니다.객실 내에는 새마을호 #1열차 님과 국민을 위한 사법 님 그리고 shinzino 님이 타고 계셨지만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손 흔드시는걸 못봤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막차를 타기 위해 증산역으로 왔습니다 아까와 같은 모습으로마지막을 장식해주기 위해 조용히 기다려주고 있습니다.조만간 이 이정표는 인쇄가 바뀌겠지요. 이 열차를 끝으로 더 이상 구절리역에열차는 들어가지 않습니다.열차는 달리기 시작합니다.산간지방이라 해가 금방 떨어지니 잽싸게 객실에서 한방 찍었습니다.이 객차도 다음달 12일부터는 다른 차량으로 바뀐다고 합니다.아닐지도 모릅니다 ^^이미 해는 떨어져 컴컴한 산속에는 무엇이 있는지아무것도 알 수 없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을 아는지 고장난 전구 없이조명이 구절리역을 환하게 비춰줍니다.정말 이것으로 끝이 됩니다. 탄광 인부들의 애환을 간직한 구절리역은 이제레일바이크의 종착역이 됩니다.기관차를 돌려붙이기 위한 시간.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오신몇분의 승객들은 한장이라도 더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이별을 담기 위해서 말이죠.정말... 마지막일까요?구절리역 최후의 기관차 돌려붙이기 작업을 마치기 위해 아우라지 방향에서엄청난 광량의 헤드라이트를 비추며 기관차를 서서히 다가옵니다.(시골에서 저만한 광량을 가진 물체는 기관차 뿐이고 형체를 못찍어 죄송합니다 ^^)마지막 전철기 작업을 마친 차장님의 인도를 받으며...이제 저 코가 구절리역 옆에서 재롱을 부리는 일은 이제 없을 것입니다.안내판이 붙은 쓸쓸한 구절리역을 떠나는 것이 너무나 아쉽고 허탈합니다.이제 열차는 출발을 위해 잠시... 아주 짧은 시간 구절리역과 이별을 위한휴식시간을 갖습니다.가슴이 아파옵니다...이제 열차는 구절리역과 이별을 하고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납니다. 구절리역 영업종료를 기념하기 위해같이 사진을 찍어주신 오석주 차장님.언제 다시올지 모르는 이곳.다시 오게 된다면 이 꼬마열차는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까요?씁쓸한 마음을 뒤로한채 저는 귀경길에 올랐습니다.어떠한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승차권. 더이상 발행되지 않는마지막 열차의 승차권에 사인을 해주신 승무원분들. 정말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