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가볼만한 곳 4편- 경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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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7 21:15
3월의 가볼만한 곳 4편- 경남편 지심도 동백숲에서 시작되는 남해의 봄 거제도는 2010년 말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찾아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가 거느린 지심도는 동백으로 뒤덮인 섬이다.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 하여 그 같은 이름을 얻었다. 지심도행 도선을 이용하려면 장승포항 지심도 터미널을 찾아가야 한다. 하루 5회 왕복 운항한다.장승포항 출발 시각은 오전 8시 30분, 10시 30분, 오후 12시 30분, 2시 30분, 4시 30분이고 지심도 선착장 출발 시각은 오전 8시 50분, 10시 50분, 오후 12시 50분, 2시 50분, 4시 50분이다. 섬을 한 바퀴 돌면서 동백꽃을 감상하는 데는 약 2시간 정도가 걸린다.도선을 타고 약 15분 정도 파란 바다를 가르면 지심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민박집들이 모인 마을로 오르는 길은 지그재그식으로 꺾어지면서 고도가 높아진다. 지심도 숲의 60~70%는 동백나무로 채워져 있다.동백은 겨울의 문턱인 12월부터 피기 시작해서 다른 봄꽃들이 만개하는 4월까지 여기저기서 불타오르기 때문에 일명 동백섬이라는 별칭도 생겨났다.지심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조선 현종 때부터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 말에는 대동아전쟁에 혈안이 된 일본군이 해안방어 목적의 요새를 구축하기도 했다. 광복 후 사람들이 다시 이주하여 현재 15가구가 오순도순 정답게 살아가며 지심도를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선착장에서 시작되는 산책길은 동백하우스펜션-폐교 운동장-국방과학연구소-활주로-해안전망대로 이어진다. 지심도의 총면적은 약 0.36km에 해안선 길이는 3.7km이다. 일주도로를 따라 쉬엄쉬엄 걸어도 두어 시간이면 충분히 선착장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거리다. 지심도는 동백나무뿐만 아니라, 후박나무, 자귀나무, 대나무 등 37종의 난대성 수목들과 식물들이 고르게 자라고 있어서 천혜의 원시림을 자랑한다.한 줄기 햇살도 비치지 않는 어두운 숲을 걸어 오르면 숨은 다소 가빠지지만 신선한 공기가 상쾌한 기분을 선사한다.동백은 겨울에도 푸르다(冬柏)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조선 초기의 문신 강희안이 쓴 양화소록에는 춘동백은 남해 섬 가운데 많이 나는데 거기 사람들이 베어 땔감으로 쓰고, 열매를 따서 기름을 내어 머릿기름으로 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진초록의 반들반들한 잎새에 매달린 동백꽃은 동박새의 도움을 받아 가루받이를 하기 때문에 지심도에서는 어디를 가더라도 동박새의 경쾌한 지저귐이 따라다닌다.활짝 핀 동백꽃이 작은 항아리 모양의 입을 벌리고 있다. 붉은 꽃잎 속에는 샛노란 꽃가루가 숨어있다. 노란색과 대비를 이루어 동백꽃은 더욱 요염한 빛을 발한다. 동백하우스펜션을 지나 황토민박집 앞 갈림길에서는 잠시 망설여진다.1박2일 체험지로 유명해진 해안절벽지대,마끝으로 갈 것인지 편안하게 이어지는 산책로를 택할 것인지 고민한다. 그러나 마끝은 갯바위낚시꾼들의 낚시포인트라서 고민 끝에 미국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떠올리며 발길을 폐교 쪽으로 향한다. 폐교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작은 축구 골대만이 텅 빈 운동장을 지키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앞 갈림길에서는 탄약고와 포진지를 들렀다 나온다. 지심도에는 탄약고를 비롯하여 포진지, 서치라이트 보관소, 활주로, 일본기 게양대 등 일제 강점기의 흔적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뼈아픈 상처지만 결코 잊거나 간과할 수 없는 역사탐방도 뜻 깊은 일이다.활주로에 도착하자 확 트인 바다와 하늘이 다시 드러난다. 다시 이어지는 동백나무 숲길로 들어서면 동백터널을 지나 해안전망대로 갈 수 있다. 파도에 깎인 상처들이 아름다운 선으로 다시 태어난 것 같다. 돈나무, 광나무, 사스레피나무를 따라 지심도의 서쪽 끝 망루에 선다. 망루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가슴 속에 남아있던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줄 듯 푸르기만 하다.시원해진 가슴 속으로 한 자락 자부심이 밀려든다. 동백꽃처럼 붉은 열정이 내 안에 살아있다는 믿음이다. 봄날의 지심도 산책에서 얻는 소중한 선물이다.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기까지 동박새의 지저귐이 귓전을 떠나지 않는다.학동 몽돌해변은 흑진주 빛을 발하는 몽돌들이 해변을 가득 채우고 있다. 거세게 밀려오던 파도는 점점 잦아들면서 몽돌 속으로 스며든다.그때마다 몽돌들 틈바구니에서 자글거리는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해변을 걸으면 보드라운 모래 대신 동글동글한 몽돌이 발바닥을 자극한다. 해변 남쪽 끝의 야생 동백림 군락지 숲속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전설의 팔색조가 살고 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파도소리 너머 팔색조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다.동백림의 남쪽 끝 함목삼거리에 이르러 왼쪽으로 난 7번 지방도를 타면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된 거제해금강을 만난다.거제해금강은 수억 년의 파도와 바닷바람을 이겨낸 비경을 드러내고 있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등 이름도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 여행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유람선을 타고 이들 바위틈으로 들어가면 깎아지른 절벽에 새겨진 만물상과 십자모양의 십자동굴이 나온다. 자연의 거대한 작품 앞에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편집김효정 기자◎여행정보거제시청 www.geoje.go.kr, 055-639-3619 계도어촌체험마을 www.gyedo.co.kr1043호 (11.03.21) 철도신문 기자 loverail@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