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들고 나기, 하 이리도 많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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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7 21:15
페루로 들어가는 길 삽화 1-공항에서 되돌아오다07년도 8월 15일에 인천공항을 통해 Peru로 가기로 하고 동반자인 여조카와 같이 공항으로 나갔다.통상 20대까지는 거의 편하게 조카라고 부르니 내 개인적으로는 제법 많은 조카들이 있는 셈이다.작정하고 떠나는 길이라 언제 돌아올지 몰라 왕복을 안끊고 갔는데 그예 문제가 되어 공항에서 되돌아야했다.왕복표가 없으면 출입국에서 되돌려보낼 게 뻔하다며 에어카나다 측에서 탑승거부를 하여서다.혼자라면 그냥 더 추가요금을 내고 갈 수 도 있었지만 일행 사정이 여의치 않았고방학중에는 더 이상 표가 없어 성수기가 끝나는 주간까지 이미 출국한 사람으로 치고 은둔하다 기다려 9월중 출국을 할 수 있었다.2007년 8월 15일은 페루 이까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나 500여명이 사망한 날이었다.페루로 들어가는 길 삽화 2-카나다에서 비행기 놓치다이미 동행에게 말을 해놓았지만 숙박업소를 가지 않고 공항에서 꼬박 하루를 보낸 탓일까, 탑승구가 바뀌었다는 안내방송을 둘다듣지 못해 하루를 기다리고 나서도비행기를 놓쳐 우여곡절끝에 브라질을 경유하여 페루 리마에 닿을 수 있었다.72시간걸려서 당도했으니 쉽잖은 길이었다.어쩌면 공항에서 노숙을 시킨그때문에 같이 간 아이와 소원해지는 계기가 된 듯 하다.페루에서 나오는 길 삽화 1-리마공항에서 동물 등뼈 자연악기 반출이 문제되어 되돌아오다.2009년 한국으로 출발하기 위해 비행기표를 뒤지다 결국 제일 저렴한 표로 에어카나다를 점찍었다.왕복이니 어차피 다른 짐들은 다 놔두고 우선 꼭 가져가야 할 것만 챙겼다.민예품이나 이곳에서 과한 신세를 진 동료의 약재를 조금 쳥기고 나니 23키로 가방 두개가모두 차버렸다.이별의 순간은 짧을 수록 좋아 일찌감치 출국장으로 들어갔다.들어올때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제일 앞 대기실에서 책을 보는데 어느 여직원이 담당자에게 누구를 찾는 안내방송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말을 겁결에 들었는데 낯익은 이름이다.무슨 일이죠? 나를 찾는 것 같은데.당신이 세뇨르 박?그렇다고 하자 짐 가방에 동물로 만든 악기(아마디요로 만든 차랑고)가 문제가 된 듯 하다는 여직원의 말이다.이때까진 난 문제의 심각성을 별로 깨닫지 못하고 아 그거 내가 리마에 다시 돌아올 때 찾을 수 있을 까 하니 여직원도 이런상황에 익숙치 않은 듯아마도 라는 대답을 한다.그 악기 가게 주인들이 다 공항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세관 담당 직원이 왜 법으로 반출된 것을 시도하였냐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거기서 먹힐 리 없다.이건 법으로 금지된 것입니다. 벌금이 얼마나 나오는 지 아세요?아까 에어카나다 여직원과 내려올 때 까지만 해도 이리 사태가 심각히 진행될 지 몰랐는데 분위기가 갈수록 험악해진다.난 단순히 내 한국인 친구를 불러 집으로 악기를 보내면 될 지알았는데 이야기가 그리 진행될 게 아니었다.사실 난 그런 류 악기가2-3대인거라 막연히 짐작할만큼 관심도 없었는데짐을 모두 풀고 보니 2대가 아닌3대나 되었다.어라, 2대가 아니라 3대네. 그러면 벌금만 최소 1500달러는 넘습니다.1500달러는 커녕 가지고 있는 현금은 기껏해봐야 60달러 밖에 없는데 1500달러라니.그러고 보니 내가 신세를 졌던 한국인 동료가전에 이런동물악기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을 했었는데 그냥 스쳐 지나친 대가가 크다.자구책을 모색한다고항공사 직원들과다시 심사대에서 거추장스런 검사를 하고 다른여직원을 만나서 어찌할까 하는데 아뿔싸 이제는 여권이 안보인다.당신이 아까 검사한다면서 안 돌려줬는데.세관원은내 말에 황당히 쳐다보더니 무슨 소리냐며 잘 찾아보라 독촉하지만내 포켓 어느 곳에서도 나오지 않는다.아까 동행한 여직원들에게 무전을 때렸는데 그들또한모르는 일이라 한다.혹 그 짐속에 떨어졌을지 모르니 내려가봅시다.세관원이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다시 1층으로 내려가잰다.입국심사대 통과 바로 다음 지점에서 나란히서있자 무슨 일이지 하는양 탑승객들은 우리를 흘낏 쳐다보며 간다.이 와중에 어이없는 경험을 또 했다.저 악기들 당신건가요?어느 영어를 쓰는 세뇨리따가 얼추 분위기를 파악한 듯 나에게 질문을 한다.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니 남의 속도 모르면서 너무 진기하고 예쁜 악기라고 감탄을 연발하더니우유히 자기 목적 항공기를 찾아 걷는다.피식 쓴 웃음이 나왔다.남의 속도 모르고 말이야.다시 몇번의 절차를 거쳐 태극마크가 선명한 짐을 풀자 거기에서 여권이 나왔다.할말이 없어졌다.반출금지 품목으로 인하여 민폐를 끼친 것도 모자라여권 간수도 못해 짐속에 떨어뜨려 다시 찾고 풀르는데 시간이 다 소비되었으니 말이다.세뇨르, 비행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제발 빨리 좀 해결해주세요. 돈이 없대잖아요.두명의 에어카나다 페루 여직원들이 통사정을 하였지만 세관원은 자기 임무에만 충실히 나를 몰아세우고 그니들 말에는 대꾸도 안한다.벌금은 무슨 인심쓰는 양 350달러로 내려갔지만 내 사정은 그보다 더 최악인데 해결 방법이 없다.사실 그 담당자도 나름대로 벌금만 물면 다 해결하고 나갈 수 있다고 제시하였지만 내가 그 액수에 터무니없이 모자란 것을 알고 윗선에 전화문의까지 해보더니 그쪽에서 안된다고 하자 어쩔 수 없다는 투다.결국 비행시간에 댈 수 없다는 것을 알자 항공 직원들 포기하는 모습이 역력하다.이제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된 것이다.세뇨르, 당신이 벌금을 못내면 이 악기들을 압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알겠어요?예, 그러세요.비행기도 못타고 자포자기 심정으로동의하였다.그 세관원도 내가 몹시 딱해 보였는지 웬일로 미안하다는 소리를 수차 하면서 악기를 들고 사라진다.사실 여권만 떨어뜨리지 않았어도 그리 출국심사대만 3번까지 오갈 일도 없었고 물품만 압수된 채비행기를 못타는 사태까지 이르진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지금껏 선험적인 예로 따져보면 항상 한가지 일이 발생하면 평정심을 잃어버려 더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런 경우일 것이다.우리항공은 1주에 3번 있는데 월요일에도 있으니 항공사에서 다시 발권하세요. 오늘 유감입니다.마지막까지 나와 행동을 같이 한 담당 남직원이 위로의 말을 전하지만상심한 마음에귀에박히지 않는다.집에 다시 돌아간다고 전화후 간신히남은 택시비를 지불하고 거주지에 내렸다.열적게 동료 식구들과 인사를 한후 자정이 넘어 인터넷을 켜는 순간 내 눈을 의심할 고국의 소식.-노무현 전 대통령님 서거-그밤을 지새며 전에는거의 쳐다보지도 않던 정치UCC동영상들까지 죄다찾아보며이틀을 꼬박 울었다.페루에서 나오는 길 삽화 2-또 다른 압수품목이 생길뻔 하다.월요일, 미라플로레스에 위치한 에어 카나다 항공사를 찾았다.당일 저녁에 출발하면 그래도 조문은 하겠지 하는 마음에.오늘은 표가 없고 수요일은 좌석이 있네요.과징금을 더 내기로 하고 표를 끊었다.그것도 어디에서 지불할 거냐 하여 공항에서 over charge를 하기로 하고.그 돈은 또 다른 지인에게 부탁을 할 수 밖에.수요일, 공항에 들어섰다.어서 오세요. 세뇨르 Park.이런 례가 많지 않을 테고 거기에다 바로 최근의 일이어서 모두 기억한다는 듯 여직원이 내 성을 불러주며 반긴다.통상 물어보는 질문에아마존에서 나온다는 un^a de gato(일명 고양이 발톱이라는 관절염 특효 나무 껍질)는 저번 세관원에서 문제가 없다는 말로대답후 통과했는데수하물을 넘기려는 찰라에 그 여직원이 다시 짐 부치는 곳으로 찾아와 다른 제안을 한다.아마 전력이 있어 더 안전하게 하자는 심사에서 세관원을 직접 데리고 와 짐을 풀어보자는 것이다.충분히 항공사로서는 취할 행동이라 여기고 그리 따랐다.가지가지 민예품들이 탁자위에 펼쳐졌는데 중남미를 돌면서 항용 체험한 일중 하나지만 상황따라 법 적용이 죄다 다르다는 고질적인 단점이 예서도 나온다.저거는 가공되지 않은 약재라서 반출 금지이니 압수하겠습니다.동료는 만약을 대비하여 내 옆에 서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듣자마자 본인이 바로 챙겼다.전과 다른 세관원은 그 약재를 압수할려는 의도였는데 다른 한국인이 내거라고 하면서 손을대자 바로 공항경찰을 부른다.하지만 동료는 워낙 이런 일에 익숙한 사람이고 20여년 넘게남미땅에서 뿌리를 내린 사람이라 그들이 꼼짝 못하게 따져댄다.여기는 짐을 부치기 전의 장소이고, 혹여 지금처럼 당신들이 굳이 문제삼을 것이 있을 지 몰라 공개적으로 검사를 한것인데 이것마저 압수하려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하면서 강하게 항의하자 머쓱해진 세관원은곱잖은시선을 날리며 자리를 벗어났다.일은 해결되었지만 근 3개월 여를조건없이 무전취식 신세진 동료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그나마 가족중 관절이 안 좋은 이를 위해 보내려던 약재마저 무산됐으니 말이다.괜찮다고 말은 하지만 그 말을 듣는 내 맘은내내 편치 못했다.페루에서 나오는 길 삽화 3-카나다 공항에서 1일 노숙비행기를 탔다.그리고 에어카나다를 탄 댓가로 금요일에 도착하여 꼬박 25시간을 공항에서 노숙자로 머물러야했다.한국처럼 카트마저도 무료로 쓸 수 없는 곳이라 처음에는 이도 끌고 다니느라 몇번 헤맸고, 화장실 다녀오는 것 조차 버거워 금식아닌 굼식을 하며 토요일 아침이 밝기만 기다렸다.그리고 공항 내 처량한 신세에서 벗어나 따뜻한 기내식을 누리며 한국에 들어왔다.그런데 정말 왜 이리 들고남이 어려운 걸까.나만 그러는 건지 왜 이리 유별난 신고식의 연속인지 모르겠다.8월에왕복표로 나가게 된다.그때는 이런 일이나 고생 사서 한다는 말 이제는 내게 비해당 사항이길빌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