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출입국 사무소를 숨겨 놓았지?-국경 살짝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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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7 21:15
페루 뚬베스에서 국경넘는 전용 버스 Cifa(씨파)버스를 타고 먼저 판 아메리칸 도로 중간에 있는 출입국에서 도장을 찍었다.원래 모든 국경 사무소가 같이 붙어 있거나 떨어져 있다 해도 서로 일관성을 가진 도로에 위치해야 하는데 에콰돌은 아직까지 출입국이 자국의 제2도시-실제로는 가장 큰 도시-과야킬로 들어가는 곳에 숨어있다.초행자가 작은 콤비나 마이크로(이곳에서는 미끄로라 함)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도 다시 택시타고 부러 찾아가야만 하는 곳에 놓여있어 헷갈리기 십상이다.원래 있던 도시를 갑자기 잘라 구분한 것 처럼 20여미터정도의 다리만 넘으면 말이나 체계가 모두달라진다.그렇다고 언어나 종교마저 틀려지는건 아니지만.재래식 뒷간에 다녀오듯석교를 사이에 둔 에콰돌 소읍은 아마 Huaquillas(우아 끼야스)라는 이름으로 기억된다.그렇게 가까이 서로 위치한 탓에 별다른 검사가 없다보니 이곳이 중국인들 밀입국통로로 잘 이용된다는 것이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덕분에 한국인들이 엉뚱하게 양국관리들에게 오인받는 지역이다.Ecuador(에콰돌)르의 뜻이 적도를 의미하는 것 처럼 바로 지척에있는 페루와 달리거짓말처럼 완연한 녹지대가시작되고 무척더운나라임을 실감하게된다.덕분에 풍부한과일들이 지천에 널려있고 서로 자국에서 나온 농산물들을 교환이라도 하듯 국경다리를 넘는 손수레들 위에는 어김없이 농작물들이 실려있다.물론 페루 남단 따끄나에서부터 어떤 국경이라해도 칠레에는 이렇게 오감은꿈도 꾸기 힘든소리지만.그래서이제는 한국에서도 그렇게 낯설은 풍경이 아니지만 빨대를 꽂아 수액을 섭취하는 코코넛부터너른 농장에서 소출된 각양의 바나나를 구워파는노점상등 길거리표 자연음식들을 수시로 만날 수 있다.페루가 세상에서 가장 풍부한 종류의 감자를 소유하고 있다면 이곳 에콰돌은 직접 까먹는것에서부터 튀긴거나 구운것, 그리고 식당에서 음식접시를 받아보면잘 삶은 것까지 바나나의 용도가 무척 다양하다.나라가 다르다는 것은 길가에 쭉 연하여 있는그 과일농장의 행렬에서도 바로 확인된다. 페루북단과 에콰돌무역항 Guayaquil(과야낄)을 잇는 시파버스는 여행객들이나 업무상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회사일 것 같다.의무적으로 기사가 승객들에게 이곳에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은 도장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당연히 에스빠뇰로 말하기 때문에 못알아듣거나 간혹 이런 주지사항을 일러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 나중 당혹스런 사태가 벌어진 전력이 주변 지인에게도 있었다.다른 사람들 따라 하면 되겠지 할 수 없는 것이 국경을 넘지 않는 사람은 굳이 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기때문이니 상식에 의거해서요령껏 처신할 수 밖에 없다.출입국이라해서 거창하게 간판이 붙어 있는 것도 아니니 더더욱 헷갈리는데 왜 남미를 관통하는 판아메리칸 고속도로 국경쪽에 사무소를 안 옮기는지 지날때마다 이해를 못하겠다.다른 나라예는 들어볼 필요도 없이 에콰돌에서 페루로 들어가는 마까라 부근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출입국 관리 사무소가 나란히 위치하고 있고 콜롬비아 접경지대에도 역시 다리 하나 차이로 사무소가 존재하는 데 이리 숨겨놓으면 어쩌라는 것인지.그런위치 속성을 모르고 06년도연말께 여기를 넘다가 택시기사들 농간에 넘어가 제대로당한기억이 새삼스레 떠오른다.페루쪽이나 에콰돌에서는여행자여권이나 남미 5개국이 협정한 안디나카드를 든라티노들이 많이 몰려 있던 것도 아닌데 출입국에서만 1시간씩 소요되어 2시간을 훌쩍 쏟아버렸다.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어서인지 관리들이나기다리는 이용승객 모두그러려니 하지만사무소를 옮기고 조금만 체계를 바꾸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앞에 있는 서양여행자들은 그 시간을 놓칠새라 쉴 새없이 재잘되는데 이야기를 엿들을려고 해서가 아니라미국여자로추정되는 여자는장소에 따라 자전거여행을 병행한다고 유럽여자들에게 자랑중이다.자전거여행이 남성들 전유물은 아니라고는 알았지만 그래도 그니가 대단하게 여겨진다.세상이 좁다는 것은 비단 대한민국 땅덩어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서 이 세뇨리따-처음엔 한참 나이 든 기혼자로 여겼음-와는 나중 에콰돌 꾸엔까 한 숙소에서 조우하게 되었으니 그도 인연이라면 인연일게다.먼 거리는 아닌 것 같은데 어찌어찌 정체하는 통에 이미 바깥은 황혼 어스름에 접어든다.그나마 늦은 밤에 도착하지 않는 것을 감사해야 하나보다.과야낄 신 터미널에 도착하고 나서 깜짝 놀랐다.06년에 지나갈때만 해도낡은 시설이었는데 지금은중남미 어느 도시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최신식 교통서비스 건물로 탈바꿈했다.에콰돌 국경을자주 넘었지만 이쪽으로는 거의 올 일이없었고 더구나 도시를 부러 거쳐갈 일은 지양했던지라 이리 바뀌어져 있을거라 생각치 못했다.최고의 감동은 화장실무료 사용이었다.아니 화장실은 당연히 무료가 아닌가 라고 여길지 모르나 중남미 전체적으로 알헨티나외에는 거개 다 사용료를 받는데 익숙해져 반신반의하는 심정이었다.택시 호객도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출입자들까지 경비들이 입구에서 제한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무언가이 도시에 변화의 바람들이 제대로 불어오는 것 같다.택시승차장에서는 자기 순서를 기다리던 승객이 우리에게 양보를 하고 가격협상까지 다 해주며 먼저 타고 가라 권한다.사람이 붐비는터미널에서 전혀 기대치 않았던 호의와환경에 얼떨떨하다.중심가 공원에서내려달라 하고 10불에 둘이서 싼 호텔방 하나를 잡은 뒤 바로 저녁식사에 나섰다.움직일 때 철칙은 한끼만큼은 제대로 먹자는 주의인데 여기도 페루처럼닭집만 넘쳐나 물어물어 다른 식당을 찾아주문을 하였다.그나마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이런 육류가 아닐 까 싶어서다.저녁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추가하지는 않았을 것 같고 전반적으로 이곳 음식들 참 양이 많다.특히 곡물이 가세된 음식은 더 그러해 아마도 남기는 것은 죄로 여기는 나도 남겼을 것이다.야간에 숙소 밖으로 나가 움직이는 것을 최대 자제하는데 남자 한명이 더 옆에있다는 게 이리 든든한 것인지 호텔 맞은 편 공원까지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내일 아침에 제대로둘러봐야지 하면서 우리는 느긋하게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